청콩 센터는 현대적 디자인이 인상적인 69층 건물이다. 홍콩 제 5위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높이 283m의 초고층 빌딩으로 1999년에 세워졌다. 세계적인 건축가인 레오 달리와 시저 펠리가 설계를 하였으며, 현재 홍콩 제일의 재벌인 청콩 그룹이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다. 건물 전체를 뒤덮은 반사 유리와 첨단 컴퓨터 시스템으로 제어되는 조명을 이용해 밤낮으로 반짝이는 화려한 모습은 인근에 위치한 중국은행이나 HSBC 건물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옥상에는 청콩 그룹의 회장이자 아시아 최고의 갑부인 리카싱의 사무실이 있다고 한다. 건물 뒤로 이어진 청콩 공원에는 조그만 인공 폭포와 수풀이 우거진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작지만 멋진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성 요한 성당은 극동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영국 성공회 성당이다. 십자가 모양의 흰색 건물은 13세기 초 영국 건축 양식과 고딕 양식을 적용한 것이다. 홍콩에 주둔하는 영국 병사의 신앙 생활을 위해 1847년 빅토리아 최초의 주교인 조지 스미스의 지휘 아래 공사가 시작되어 1849년 완공되었다. 1873년에 건물의 동쪽 부분을 확장하여 지금의 형태를 갖추었다. 하지만 제 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 군이 클럽 하우스로 개조하는 바람에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특히 성당 정면을 장식한 스테인드 글라스와 주요 인테리어가 모두 파괴되어 전후 지금의 모습으로 재건되었다. 높은 목조 천장과 위에서 길게 늘어뜨린 선풍기의 모습이 동남아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성당 입구 바닥에는 성 요한을 상징하는 독수리 모자이크가 새겨져 있다.


중국은행은 1990년 중공된 비대칭 삼각형의 높이 해발 369m인 70층 건물이다. 홍콩 고층 빌딩 순위에서는 투 IFC와 센트럴 플라자에 이어 당당히 3위의 자리에 올라있다. 중국은행은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를 설계한 건축가 아이오 밍 페이의 작품으로 더욱 유명하다. 각기 다른 높이의 삼각형 건물 4개가 모여 하나의 건물로 통합된 디자인은 대나무를 모티브로 하였다. 이 대나무는 비가 온 뒤에 쑥쑥 자라는 대나무처럼 중국 경제와 중국은행이 거침없이 성장하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중국은행 건물의 건축 배경에는 중국은행 관계자들의 홍콩 상하이 은행에 대한 은근한 라이벌 의식이 내재되어 있어 더욱 흥미롭다. 1986년 홍콩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HSBC가 초현대식 사옥으로 이전하자 사회주의 체제에 기반을 둔 중국은행이 경쟁적으로 건물을 세운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설계자인 아이오 밍 페이의 아버지가 과거 홍콩 상하이 은행의 상하이 지점장이었다고 한다.



홍콩 상하이 은행은 홍콩을 대표하는 금융기관 HSBC 본사 건물이다. 1979년부터 1986년까지 7년에 걸쳐 지은 47층 건물이다. 영국 최고의 건축가로 손꼽는 노만 포스터 경의 작품이다. 바닷게의 모습을 본떠서 만든 특이한 외관 때문에 금방 눈에 띈다.

접근성을 강조한 설계 컨셉이 독특한데 이 때문에 외벽을 투명 유리로 만들고 누구나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도록 정문이나 로비를 따로 설치하지 않았다. 또한 건물 맨 아래 부분이 도로의 일부로 완전히 개방되어 있으며 건물 내부는 텅 빈 상자처럼 가운데 부분이 뻥 뚫려 있다.

50억 홍콩 달러라는 막대한 자금과 3만 톤에 달하는 무지막지한 양의 철근이 사용되어 세계에서 가장 비싼 건물이라는 명성을 얻은 초현대식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은행과 마찬가지로 풍수의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했다는 사실도 무척 흥미롭다.

이 은행이 빅토리아 파크에서 빅토리아만까지 이어지는 용의 동맥의 한복판에 세워져 피의 흐름을 막는다는 풍수사의 주장이 잇따르자 결국 피의 흐름이 방해받지 않도록 에스컬레이터의 설치 각도까지 바꾸었을 정도라고 한다.


구 홍콩 총독부는 홍콩의 역대 총독이 살던 건물로 1855년 세워졌다. 4대 총독 보우링 경부터 최후의 총독인 크리스 패턴까지 총 25명의 총독이 이곳을 거쳐갔다. 건축 당시만 해도 산 중턱에 위치한데다 주위에 높은 건물이 하나도 없어 센트럴 일대는 물론 멀리 까우롱 반도까지 한눈에 들어왔다고 한다. 때문에 홍콩 안보를 책임지는 총독의 관저로서는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센트럴 일대가 초고층 빌딩의 장막에 가로막힌 뒤로는 예전의 역할을 하기가 힘들어졌다.

원래 식민 시대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영국 조지안 양식의 건물이었지만 1942년 홍콩을 점령한 일본 군이 이곳을 사령부로 사용하면서 일본식 지붕을 덧씌워 지금과 같은 퓨전 스타일의 독특한 건물로 바뀌어 버렸다고 한다. 전후에도 원래의 모습을 복원하지 않는 것은 일본 점령의 역사를 후세에 고스란히 전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뒤로는 국내외 중요 인사가 숙박하는 일종의 영빈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Posted by 지구 훔쳐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