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후상 광장은 19세기 말에 조성된 유서 깊은 광장이다. 사실 광장보다는 공원에 가까운 모습이다. 차터 로드를 중심으로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북쪽 광장에는 너른 잔디밭 위에 평화 기념비가 서 있다. 출입 금지 팻말이 붙어 있지만 아쉬운 대로 기념 사진 정도는 찍어도 좋을 것 같다. 남쪽 광장은 입법부 빌딩과 이어진다. 광장이 조성될 당시부터 대법원, 시청, HSBC 등 정치와 경제의 핵심 건물이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데, 지금까지도 옛 전통이 이어져 이 일대는 오늘날 홍콩 정치 및 경제의 1번지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초기에는 여기에 빅토리아 여왕, 에드워드 7세, HSBC의 은행장 토마스 잭슨 경 등의 동상이 있었기 때문에 황후상 광장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제 2차 세계 대전 때는 일본 군이 군수 물자를 만들기 위해 동상을 모두 약탈해 갔지만, 운 좋게도 전후에 옛 모습 그대로 돌려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 황후상 광장에는 토마스 잭슨 경의 동상만 남아 있으며, 빅토리아 여왕의 동상은 코즈웨이 베이의 빅토리아 파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입법부 빌딩은 황후상 광장 동쪽에 있는 2층 높이의 화강암 건물이다. 빅토리아 후기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물로 1912년 홍콩 식민지 정부 초기에 완공됐다. 처음에는 대법원으로 이용하다가 1985년 대법원 업무가 이전되면서 지금까지 홍콩 의회가 사용하고 있다. 돔 지붕 바로 앞에는 두 눈을 가린 채 저울과 검을 든 정의의 여신 테미스 상이 서 있어 이곳이 예전에 법원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이 여신 상은 런던 중앙 형사 법원에 있는 데, 버킹검 궁전의 동쪽 부분과 빅토리아 알버트 박물관을 설계한 건축가 아스톤 웹 경의 작품이다.
시청사는 1962년에 세워진 홍콩 섬 최초의 복합 문화 공간이다. 연극, 콘서트, 전시회 등 다양한 이벤트가 끊임없이 열린다. 3층의 로우 블록과 12층의 하이 블록, 그리고 두 건물을 연결하는 메모리얼 가든으로 이루어져 있다. 로우 블록의 주요 시설은 박스 오피스, 콘서트 홀, 극장, 전시관, 기념품 상점, 중국 요리 식당, 서양식 식당, 카페 등이다. 특히 2층에 있는 맥심즈 팰리스는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방문해 유명해진 곳이다. 하이 블록에는 리사이틀 홀, 갤러리, 위원회관, 도서관, 결혼 등기소 등이 있다.
자딘 하우스는 스타페리 터미널 옆에 있는 52층의 건물이다. MTR 센트럴 역 A번 출구를 나가면 오른쪽에 바로 보인다. 건물까지는 걸어서 3분 정도 걸린다. 1973년 완공 당시에는 높이 179m로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었다. 1980년 완차이에 호프웰 빌딩이 들어서면서 2인자의 자리로 밀려났지만 홍콩 마천루의 시발점으로 의미가 깊다. 이 건물의 가장 큰 특징은 1,748개의 둥근 창문인데 이는 중국 전통 건축 양식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인터내셔널 파이낸스 시티는 스타페리 선착장 서쪽에 위치한 오피스 빌딩이다. 일반적으로 IFC라고 부른다. 원 IFC 빌딩과 투 IFC 빌딩, 그리고 쇼핑몰인 IFC 몰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2003년 중반 완공된 투 IFC 빌딩이다. 건축가 세자르 펠리가 설계한 것으로 88층 420m의 높이를 자랑하는 홍콩 최고의 빌딩이다.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과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모습이 SF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며 남성적 이미지의 야경도 볼 만하다. IFC 몰은 지하 2층, 지상 5층으로 구성된 복합 쇼핑 공간으로 200여 개의 상점, 레스토랑, 영화관이 들어서 있다. 우리나라 서울의 코엑스 몰과 비슷한 곳으로 쇼핑과 식당, 엔터테인먼트를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어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IFC 몰을 통과하면 1999년 세워진 높이 180m, 39층의 원 IFC와 이어진다.
익스체인지 스퀘어는 더 포럼, 원 익스체인지 스퀘어, 투 익스체인지 스퀘어, 쓰리 익스체인지 스퀘어 등 4동의 건물로 이어진 복합 건물이다. 붉은 화강암과 은색 반사 유리로 뒤덮인 화려한 건물은 스위치 건축가 레모 리바가 설계한 것이다. 여기에는 건물 명칭 그대로 홍콩 증권 거래소가 자리해 있으며 은행, 보험사 등 세계 유수의 금융기관이 들어서 24시간 바쁘게 돌아가는 홍콩 경제의 오늘을 보여준다. 증권 거래소 내부는 가이드 투어를 할 수 있지만 원칙적으로 금융업 종사자가 아니면 참가가 불가능하며, 투어를 하려면 최소 5일 전에 예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