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리펄스 베이는 초록빛 바다와 깨끗한 백사장이 인상적인 천혜의 휴양지다. 20세기 초반에는 매일 밤 상류층의 사교 파티가 열리던 곳이었으며, 한 세기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은 홍콩 제일의 부자 동네로 명성이 높다. 실제로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2차선 도로 주변에는 산뜻한 외관의 고층 빌딩과 맨션이 줄줄이 이어져 이 일대의 분위기를 한눈에 확인 시켜 준다. 시끄러운 도심을 벗어나 편안한 휴식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도 리펄스 베이의 매력이다. 해변을 거닐며 호젓한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리펄스 베이 쇼핑 아케이드는 찜사쪼이의 페닌슐라 호텔과 함께 홍콩 최고의 호텔로 꼽히던 리펄스 베이 호텔을 개조해서 만든 쇼핑 센터다. 아케이드 내부와 외부는 호텔일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 나무로 만든 우아한 창과 식민지 느낌의 현관 등이 볼 만하다. 에스컬레이터 옆의 복도에는 옛 모습을 담은 흑백 사진을 걸어 놓아 화려한 과거를 돌이켜보게 한다.
아케이드는 불과 10여 개의 상점과 레스토랑이 들어서 있고 소규모로 아늑한 분위기의 생활 잡화 및 가구를 취급하는 인디고, 동남아의 인테리어 소품, 생활 잡화를 파는 아시안 아트웍스 갤러리 정도가 눈에 띈다. 리펄스 베이 맨션과 연결되는 계단에는 폭포수가 쏟아지는 조그만 정원이 있는데 위로 리펄스 베이 맨션의 거대한 구멍이 올려다 보인다.
리펄스 베이 맨션은 리펄스 베이의 대명사로 통하는 최고급 맨션이다. 파도의 모습을 본뜬 S자형의 외관과 창문처럼 뚫린 8층 높이의 거대한 구멍 때문에 금방 눈에 띈다. 평 당 수 천만 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맨션에 이토록 큼직한 구멍을 뚫어 놓은 이유는 일종의 액땜을 위해서다.
리펄스 베이 맨션이 뒷산과 바다를 오가는 용신의 길을 가로막아 큰 화를 초래할지 모른다는 소문이 퍼지자, 공사 도중 바로 설계를 변경하여 건물 한복판에 용신 전용 통로를 뚫은 것이다. 구멍 너머로 뒷산이 보이기 때문에 건물 가운데에 거대한 액자를 끼워 넣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현재 이곳에는 홍콩의 내로라하는 갑부와 유명 배우가 모여 살기 때문에 일반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며, 리펄스 베이 쇼핑 아케이드를 통해 건물 입구까지만 들어갈 수 있다.
리펄스 베이 비치는 홍콩 섬에서 최고로 인기가 많은 해수욕장이다. 완만한 곡선의 해안선을 따라 폭 80m, 길이 500m 정도 되는 백사장이 이어지며 탈의실, 샤워실, 화장실 등 각종 편의 시설이 완벽히 갖춰져 있다. 물론 이용료는 무료다. 본격적인 해수욕 시즌은 4월 말에서 10월이지만 겨울에도 햇살이 내리쬘 때는 기온이 20도 가까이 오르기 때문에 일광욕을 즐기는 데 무리가 없다. 돗자리나 선 블록 등의 해변 용품과 음료수 등은 해변 바로 옆의 슈퍼마켓에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틴하우 사원은 울긋불긋 화려한 원색으로 치장한 전형적인 도쿄 사원이다. 홍콩의 유력 인사 및 단체가 기증한 크고 작은 불상과 신상이 가득하지만 조무 조악해 신비롭기보다는 촌스럽게 느껴진다. 여기에서는 뱃사람의 수호신 틴하우와 관음보살을 모시기 때문에 사원 앞에는 두 개의 거대한 신상이 놓여 있다. 오른쪽에는 복자가 잔뜩 새겨진 화려한 옷과 황금관을 쓴 탄하우가 있고, 왼쪽에는 흰 옷을 두른 관음보살이 있다. 옛날에는 어부들이 바다로 나가기 전에 이 앞에서 무사 안전과 풍어를 기원했다고 한다.
관음보살 앞은 언제나 수많은 관광객으로 북적이는데, 그 이유는 여기에 부자를 만들어주는 정재의 신상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신상 왼쪽에 놓인 구리 그릇의 양 귀퉁이를 세 번 문지른 뒤, 어린아이 크기 만한 신상의 머리에서 발목까지를 쓰다듬고 바로 자기 주머니에 손을 넣으면 부자가 된다는 미신이 있다. 그 옆에는 조그만 동자상에 둘러싸인 흰색의 배불뚝이 신상이 있는데, 역시 이것을 쓰다듬으면 아이를 갖게 된다는 속설이 있다.
바닷가 쪽에는 붉은 색 다리 너머에 반질반질 윤이 나는 검은 돌이 있다. 돌에 새겨진 이름 그대로 인연석이라고 불리는데, 이 돌을 문지르며 소원을 빌면 원하는 사람과 맺어진다고 믿었다.
해변 산책로는 아침과 저녁으로 현지인이 즐겨 찾는 산책 및 조깅 코스로 산책로의 길이는 1.2km 정도 된다. 산책로에서는 요트와 어선이 정박한 모습이 보이며, 산책로가 끝나는 부분에 딥 워터 베이라는 조그마한 해변이 있다. 리펄스 베이 비치의 반도 안되는 규모에 모래 역시 그리 곱진 않지만 호젓한 해변이라 조용히 쉬어가기엔 정닥하다. 탈의실, 샤워실, 바비큐장은 모두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