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의 세인트 폴 대성당은 건물 정면만 남겨진 채 애처롭게 170여 년의 세월을 버텨온 신기한 건물이다. 길게 이어진 돌 계단 위에 우뚝 솟은 성당의 모습은 마카오의 상징으로 너무나 유명해 그림 엽서는 물론 각종 팜플렛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원래 이 성당은 중국과 아시아에 파견할 선교사 양성을 위해 예수회에서 1602년에 설립한 극동 지역 최초의 서구식 대학이었다. 이후 200여 년에 걸쳐 수많은 선교사를 배출했는데 이 대학을 거쳐간 인물로는 천주실의의 저자인 이탈리아 선교사 마테오리치가 유명하다.

마카오 내란으로 예수회가 해체된 뒤 군사 시설로 이용되었으며 1835년에는 의문의 화재가 발생하여 지금처럼 건물 정면만 남기고 성당 전체가 소실되고 말았다.

건물 전면을 가득 메운 섬세한 조각은 예수회 수도사 카를로 스피놀라가 중국인 조각가, 그리고 일본에서 추방된 가톨릭 교도들과 함께 1620년부터 7년에 걸쳐 만든 작품이다.


교회 미술관은 세인트 폴 대성당에 부속 된 조그만 미술관이다. 16세기부터 19세기 가톨릭과 관련된 역사적 유물 및 회화, 조각, 성화 6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대부분 인도와 포르투갈 양식이며 대표적인 작품은 천사의 모습을 중국식으로 묘사한 17세기의 유화 '천사장 미카엘'이다. 이 그림은 예수회 수도사 지오바니 니콜로의 일본인 제자가 서양화 기법으로 그린 것인데 1835년의 화재 당시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더욱 유명하다.

미술관 입구 맞은편에는 베트남과 일본인 순교자의 유골이 안치된 지하 납골당이 있다. 안으로 들어가면 십자가 양옆에 차곡차곡 쌓인 28개의 유리 상자가 보이는데 그 안에 유골을 안치해 놓았다. 십자가 주위에는 사람들이 소원을 빌며 던진 동전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몬테 요새는 예수회 성당을 개조하여 1617년부터 1626년에 구축한 포르투갈 군의 요새이다. 마카오 총독이 최초로 거주한 지역이기도 하다. 지금은 공원으로 바뀌었으며 언덕 꼭대기에 위치한 까닭에 마카오의 전경을 즐길 수 있는 명소로 인기가 높다. 이 위에서는 세인트 폴 대성당의 전경과 기아 요새, 중국 땅인 주하이의 모습도 시원스레 내려다 보인다.

공원에는 400여 년 전의 대포 22대가 우두커니 놓여 있다. 1622년 네덜란드의 침입 당시 딱 한 번 사용했는데 네덜란드 함대의 탄약 창고를 이 대포가 폭파하여 마카오를 위기에서 구해냈다고 한다.


마카오 박물관은 마카오의 전통과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1998년에 세운 곳이다. 1층부터 3층에 걸쳐 수천 점의 자료가 전시되어 있으며 층마다 각기 다른 주제로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마카오의 역사를 보여준다.

1층부터 2층 사이에 재현해 놓은 19세기 마카오의 가옥과 사원은 앙증맞은 크기와 파스텔 톤의 색감 때문에 마치 테마 공원에 놀러 온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볼거리는 옛 모습 그대로 재현한 2층은 마카오의 전통 코너다. 옛 민가, 찻집, 약방, 경극 무대를 통해 과거의 전통과 생활을 세세히 살펴볼 수 있다.

3층에는 근대 마카오의 모습과 발전 과정을 담은 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는데 1930년대 마카오의 전경을 담은 항공 사진이 특히 볼 만하다.


세인트 안토니오 성당은 포르투갈 군의 수호성인 성 안토니오를 기리는 성당이다. 운이 아주 없었는지 1638년 세워진 이후 지금까지 수 차례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1940년에 이르러서 지금의 모습으로 다시 지어졌다.

전형적인 예수회 성당이며 재단에는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상 위로 예수회 로고가 새겨져 있다. 계단을 바라볼 때 왼쪽으로 조금 들어간 곳에는 St.Andrew Kim 이라는 세례 명이 붙은 김대건 신부의 목상이 있다.

Posted by 지구 훔쳐보기™